펀드매니저는 지수를 이길 수 있을까: 15년 데이터와 그 반론까지

액티브 펀드가 시장 지수를 이길지 비교 분석한 보고서 리뷰

지난 글에서 증권사 애널리스트가 제시한 목표주가의 달성률이 19%라는 자료를 다뤘습니다. 그 글을 쓰고 나서 이런 질문을 받았습니다. 예측은 그렇다 치고, 실제로 돈을 굴리는 펀드매니저는 어떤가요?

이 질문에는 25년째 쌓인 답이 있습니다. S&P 다우존스 지수가 매년 발표하는 SPIVA 보고서입니다. 결론은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펀드매니저 대부분은 지수를 이기지 못한다.

그런데 올해 5월 이 보고서의 계산 방식 자체가 액티브 펀드에 불리하게 짜여 있다는 반론 연구가 나왔습니다. 이 글은 유명한 숫자, 그 숫자에 대한 반론, 그리고 두 쪽을 다 놓고 봤을 때 남는 결론을 순서대로 정리한 기록입니다.

SPIVA 보고서란

SPIVA는 S&P Indices Versus Active의 줄임말입니다. 액티브 펀드, 즉 펀드매니저가 종목을 골라 운용하는 펀드가 같은 영역의 지수를 이겼는지 졌는지를 집계합니다. 미국 대형주 펀드는 S&P 500과, 중형주 펀드는 S&P 미드캡 400과 비교하는 식입니다.

이 보고서가 신뢰받는 이유는 하나입니다. 중간에 사라진 펀드를 빼지 않습니다. 성과가 나빠서 청산되거나 다른 펀드에 합병된 펀드도 집계에 포함합니다. 살아남은 펀드만 모아서 보면 결과가 좋아 보일 수밖에 없는데, 그 착시를 제거한 겁니다.

숫자부터

미국 대형주 액티브 펀드 중 S&P 500보다 수익률이 낮았던 펀드의 비율입니다. 2024년 말 기준 보고서입니다.

기간S&P 500보다 낮았던 펀드S&P 500을 이긴 펀드
1년65.2%34.8%
3년85.0%15.0%
5년76.3%23.7%
10년84.3%15.7%
15년89.5%10.5%

15년을 보면 열 개 중 아홉 개가 졌습니다. 그리고 15년 기간에서는 대형주뿐 아니라 보고서가 다루는 모든 주식형·채권형 카테고리에서 과반이 벤치마크를 이긴 경우가 하나도 없었습니다. 20년으로 늘리면 미국 주식형 카테고리 평균으로 약 92%가 졌습니다.

가장 최근인 2025년 한 해만 보면 더 나빴습니다. 미국 대형주 액티브 펀드의 79%가 S&P 500보다 낮았습니다. 2024년 65%보다 나빠졌고, 25년 역사에서 네 번째로 나쁜 해였습니다. S&P 500이 18% 오르고 사상 최고치를 39번 경신한 해였습니다.

이긴 펀드는 계속 이기는가

열 개 중 하나는 이겼으니, 그 하나를 고르면 되지 않느냐는 질문이 자연스럽게 나옵니다. S&P는 이 질문을 위해 지속성 보고서를 따로 냅니다. 한 해 상위권이었던 펀드가 다음 해에도 상위권에 남는지를 추적하는 자료입니다.

2025년 말 보고서의 결과는 두 갈래로 나옵니다.

질문실제 결과순전히 운이라면
2023년 상위 25% 대형주 펀드가 이후 2년 연속 상위 25%에 남은 비율29%6.25%
2023년 상위 절반 대형주 펀드가 2025년까지 상위 절반에 남은 비율49%25%
대형주 펀드가 5년 연속 상위 절반에 남은 비율4.5%6.25%
2021년 상위 25% 펀드가 2025년까지 계속 상위 25%에 남은 비율 (소형주 제외 전 카테고리)0%—

3년짜리 결과는 운보다 훨씬 좋았습니다. 반면 5년으로 늘리면 운보다도 못한 결과가 나오고, 2021년 상위 25% 펀드 중 2025년까지 그 자리를 지킨 펀드는 소형주를 빼면 하나도 없었습니다.

짧은 기간의 지속성이 높게 나온 데는 시기적 배경이 있을 수 있습니다. 같은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은 대형주가 중소형주를 3년 연속 앞선 해였습니다. 같은 방향의 장이 몇 년 이어지면 그 방향에 기울어진 펀드들이 함께 상위권에 머뭅니다. 그게 운용 실력인지 스타일의 운인지는 장이 바뀔 때 드러나는데, 5년 결과가 그 답에 가깝습니다.

1년 전 보고서는 더 극단적이었습니다. 2022년 상위 25%였던 대형주 펀드 중 이후 2년 연속 상위 25%에 남은 펀드가 0개였습니다. 해마다 결과가 이렇게 크게 출렁인다는 것 자체가, 상위권 성과가 안정적인 실력보다 그때그때의 환경에 좌우된다는 신호로 읽힙니다.

반론: 계산 방식이 불공정하다

여기까지가 흔히 인용되는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올해 5월 미국 투자자문사협회(Investment Adviser Association)가 공개한 연구가 이 보고서의 계산 방식을 정면으로 문제 삼았습니다. 연구진은 먼저 SPIVA의 방법을 그대로 재현해서 같은 숫자가 나오는지 확인했습니다. 20년 미국 주식형 평균 기준으로 보고서는 92.66%, 재현 결과는 92.04%였습니다. 계산은 맞다는 겁니다. 문제는 계산 방식의 선택이라는 주장입니다.

비판은 세 가지입니다.

펀드 개수로 센다. 운용 자산 100억 원짜리 펀드와 10조 원짜리 펀드를 똑같이 한 표로 셉니다. 그런데 투자자의 돈은 대부분 큰 펀드에 들어 있습니다. 투자자가 실제로 경험한 결과를 보려면 자산 규모로 가중해야 한다는 겁니다.

비용 없는 가상의 지수와 비교한다. S&P 500 지수 자체에는 운용 보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지수를 따라가는 실제 패시브 펀드에는 보수가 있습니다. 투자자의 선택지는 지수가 아니라 패시브 펀드이니, 그것과 비교해야 공정하다는 겁니다.

사라진 펀드의 처리 방식. 중간에 청산된 펀드를 처리하는 방식이 결과를 액티브 쪽에 불리하게 만든다는 지적입니다.

이 세 가지를 조정한 결과는 이렇습니다.

2024년 미국 주식형 액티브 펀드패시브보다 못한 비율
SPIVA 방식 (펀드 개수 기준, 가상 지수 대비)79%
반론 연구 방식 (자산 가중, 실제 패시브 펀드 대비)56%

공교롭게 앞의 2025년 대형주 수치와 같은 79%지만, 이건 2024년 미국 주식형 전체를 S&P 1500과 비교한 다른 기준입니다.

채권형에서는 결론이 아예 뒤집혔습니다. 연구진은 조정 후 액티브 채권 펀드가 단기와 장기 모두에서 오히려 패시브를 앞서는 경향이 있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한 가지는 짚어둘 필요가 있습니다. 이 연구를 공개한 투자자문사협회는 액티브 운용을 하는 회원사들을 대표하는 단체입니다. 그렇다고 연구가 틀렸다는 뜻은 아닙니다. 다만 SPIVA가 지수 회사의 보고서인 것처럼, 이 연구도 어느 쪽의 입장에서 나왔는지 알고 읽는 게 맞습니다.

두 결과를 합치면

양쪽을 다 놓고 보면, 반론이 맞게 짚은 부분과 반론으로도 바뀌지 않는 부분이 나뉩니다.

반론이 맞게 짚은 부분. 펀드 개수가 아니라 투자자의 돈을 기준으로 보면 격차는 확실히 줄어듭니다. 작은 펀드들이 성과를 많이 깎아먹고 있고, 큰 펀드들은 그보다 선방한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채권형에서는 "액티브는 진다"는 결론을 그대로 쓰기 어렵습니다.

반론으로도 바뀌지 않는 부분. 첫째, 주식형은 조정 후에도 56%가 패시브보다 못했습니다. 과반이라는 결론 자체는 유지됩니다. 둘째, 반론 연구는 지속성 문제를 다루지 않았습니다. 어떤 펀드가 이길지 미리 알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여전히 5년 지속성 4.5%, 상위 25% 유지 0%라는 숫자가 남아 있습니다.

그리고 이 논쟁 밑에는 양쪽 누구도 반박하지 않는 산수가 하나 깔려 있습니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윌리엄 샤프가 1991년에 정리한 논리입니다. 시장 전체의 수익률은 그 시장에 투자한 모든 사람의 수익률을 합친 것입니다. 그러니 비용을 떼기 전에는 액티브 투자자 전체의 평균이 시장 수익률과 같을 수밖에 없습니다. 비용을 떼고 나면 액티브 전체의 평균은 시장보다 낮아집니다. 누군가 시장을 이기면 그만큼 다른 누군가는 져야 하는 구조입니다.

그래서 정확한 문장은 이렇게 됩니다. "액티브 펀드는 무조건 진다"는 과장이고, "액티브와 패시브는 비슷하다"도 과장입니다. 이기는 펀드는 분명히 있지만, 미리 고르기 어렵고, 오래 이기는 경우는 드뭅니다.

마케팅 실무에서 보는 같은 구조

광고 업계 컨퍼런스에 가면 성공한 캠페인 사례 발표가 이어집니다. 실패한 캠페인은 발표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컨퍼런스만 다니면 모든 캠페인이 성공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펀드 광고도 똑같습니다. 광고에 나오는 건 최근 수익률이 좋은 펀드이고, 청산된 펀드는 광고되지 않습니다. SPIVA가 사라진 펀드를 집계에 넣는 게 중요한 이유가 이겁니다.

지속성 문제도 실무에서 매달 봅니다. 지난달 성과가 가장 좋았던 캠페인에 이번 달 예산을 몰아주면, 이번 달에는 평범한 성과로 돌아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지난달 성과에는 실력도 있지만 그 달의 운도 섞여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실무에서는 한 달 순위로 예산을 옮기지 않고, 여러 달에 걸쳐 일관되게 좋은지를 먼저 봅니다. 펀드를 고를 때 최근 1년 수익률 순위표를 보는 건, 지난달 캠페인 순위로 예산을 옮기는 것과 같은 실수입니다.

한국 투자자에게 의미하는 것

제가 찾아본 범위에서 한국 시장만 따로 다룬 SPIVA 보고서는 없습니다. 위의 숫자는 미국 펀드에 대한 결과이고, 한국 액티브 펀드가 코스피를 얼마나 이겼는지는 이 자료로 알 수 없습니다.

다만 국내에서 가입할 수 있는 미국 대형주 액티브 펀드나 액티브 ETF를 고민하고 계신다면 이 결과는 직접 해당됩니다. 그리고 지난 글에서 다룬 국내 상장 미국 지수 ETF를 고르는 문제도 이 맥락에서 보면 조금 달라집니다. 지수를 이기려는 게 아니라 지수를 따라가기로 했다면, 그때부터 중요한 건 총보수와 추적 오차처럼 지수와의 거리를 줄이는 항목들입니다.

이 데이터의 한계

미국 시장의 결과입니다. 다른 시장에서는 비율이 다르게 나옵니다. 시장마다 효율성과 참여자 구성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시기에 따라 크게 달라집니다. 대형주, 특히 초대형주가 시장을 끌고 가는 해에는 액티브 대형주 펀드가 불리해집니다. 2025년 보고서도 이 점을 직접 언급했습니다. 반대로 소형주는 2024년에 70%가 지수를 이긴 적이 있습니다. 한 해 결과로 결론을 내리면 안 되는 이유입니다.

두 연구 모두 이해관계가 있는 기관에서 나왔습니다. SPIVA는 지수를 만드는 회사의 보고서이고, 반론은 액티브 운용사를 대표하는 단체의 연구입니다. 두 자료 모두 방법론이 공개되어 있다는 점이 그나마 판단의 근거가 됩니다.

세금과 거래 비용은 투자자마다 다릅니다. 국내 투자자가 해외 펀드에 투자할 때의 세금과 환전 비용은 위 비교에 들어 있지 않습니다.

과거 성과가 미래를 보장하지 않습니다. 이 문장은 이번 글에서 형식적인 문구가 아니라 지속성 보고서의 결론 그 자체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그럼 액티브 펀드는 전부 피해야 하나요?
이 데이터가 그렇게까지 말하지는 않습니다. 이기는 펀드는 매년 있고, 채권형에서는 반론 연구처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 데이터가 말하는 건 어떤 펀드가 이길지 미리 고르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Q. 최근 수익률이 좋은 펀드를 고르면 되지 않나요?
지속성 보고서가 바로 그 방법을 검증한 자료입니다. 5년 기준으로는 운보다도 못한 결과가 나왔습니다.

Q. 반론 연구가 맞다면 SPIVA는 틀린 건가요?
계산이 틀린 건 아닙니다. 반론 연구도 SPIVA 방식을 그대로 재현하면 같은 숫자가 나온다고 확인했습니다. 차이는 무엇을 기준으로 셀 것인가의 선택에 있습니다. 두 숫자 모두 각자의 기준 안에서는 맞습니다.

Q. 한국 펀드도 비슷한가요?
이 자료로는 알 수 없습니다. 한국만 따로 다룬 SPIVA 보고서가 없기 때문입니다.

정리하며

이 블로그에서 다룬 해외 연구 세 개를 나란히 놓으면 공통점이 보입니다. 언제 사는지를 맞히려는 시도, 언제 파는지를 맞히려는 시도, 그리고 어떤 종목이 오를지 맞히려는 시도. 세 가지 모두 한 번은 맞힐 수 있지만 계속 맞히기는 어렵다는 결론으로 모입니다. 증권사 목표주가의 19%와 펀드 지속성의 4.5%는 같은 이야기의 다른 버전입니다.

그렇다고 반론 연구가 틀렸다는 건 아닙니다. 숫자는 세는 방법에 따라 달라지고, 그걸 알고 읽는 것과 모르고 읽는 것은 다릅니다. 이번 글에서 제가 가장 크게 배운 건 오히려 그 부분이었습니다.


출처: S&P Dow Jones Indices, SPIVA U.S. Scorecard Year-End 2024 및 Year-End 2025; S&P Dow Jones Indices, U.S. Persistence Scorecard Year-End 2024 및 Year-End 2025; Investment Adviser Association, "How the SPIVA U.S. Scorecard Understates the Performance of Actively Managed Mutual Funds"(2026년 5월); William F. Sharpe, "The Arithmetic of Active Management"(1991). 수치는 각 보고서의 집계 기준을 따르며, 기준이 서로 다른 수치를 직접 비교하지 않도록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이 글은 공개된 연구 결과를 정리한 기록이며, 특정 펀드나 상품, 운용 방식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과거 성과는 미래 수익을 보장하지 않으며, 모든 투자 판단과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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