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 500은 올랐는데 내 계좌는 왜 마이너스인가: 환율이 해외주식 수익률을 바꾸는 계산
올해 7월 초부터 9월 초까지 두 달 동안, 한국 개인 투자자가 보유한 미국 주식은 달러로 69억 달러 늘었습니다. 1,839억 달러에서 1,908억 달러로, 3.8% 증가입니다. 같은 기간 이 돈을 원화로 바꿔 보면 286조 원에서 256조 원으로 30조 원이 줄었습니다. 10.5% 감소입니다.
같은 주식, 같은 두 달인데 한쪽은 플러스고 한쪽은 마이너스입니다. 그 사이에 있는 게 환율입니다. 7월 1일 1,559원이던 원·달러 환율이 9월 4일 1,340원대까지 13.8% 내려왔습니다.
저도 매달 미국 지수 ETF를 자동으로 사고 있어서 이게 남의 일이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환율이 해외주식 수익률을 정확히 어떻게 바꾸는지, 올해 숫자로 계산해 봤습니다.
수익률은 곱셈입니다
해외주식의 원화 수익률은 주가 수익률에 환율 변화율을 더하는 게 아니라 곱하는 것입니다.
원화 수익률 = (1 + 주가 수익률) × (1 + 환율 변화율) − 1
올해 7월 초에 미국 주식을 샀고 환율이 13.8% 내린 지금 판다고 하면, 주가가 얼마나 올랐느냐에 따라 원화 결과는 이렇게 됩니다.
| 달러 기준 주가 수익률 | 환율 변화 | 원화 기준 수익률 |
|---|---|---|
| +30% | -13.8% | +12.1% |
| +20% | -13.8% | +3.4% |
| +10% | -13.8% | -5.2% |
| 0% | -13.8% | -13.8% |
| -10% | -13.8% | -22.4% |
주가가 10% 올랐는데 계좌는 5% 마이너스인 상황이 이렇게 만들어집니다. 반대로 7월 이후 개인 투자자 순매수 상위 5개 종목은 달러 기준으로 -22.0%였는데 원화로는 -32.3%였습니다. 떨어지는 쪽에서는 손실이 더 커집니다.
곱셈이라는 점은 한 가지를 더 말해줍니다. 환율이 13.8% 내렸으면 주가가 16% 올라야 겨우 본전입니다. 13.8%가 아니라 16%입니다. 100에서 13.8%가 빠진 86.2를 다시 100으로 만들려면 16%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올해 환율, 구간별로 보면
| 시점 | 원·달러 환율 | 변화 |
|---|---|---|
| 2025년 말 | 1,441.6원 | - |
| 2026년 7월 1일 (연중 고점) | 1,559원 | 연초 대비 +8.1% |
| 2026년 9월 4일 | 1,340.5원 | 고점 대비 -14.0% |
| 2026년 9월 29일 | 1,356.7원 | 연초 대비 -5.9% |
상반기에 환율이 오를 때 산 사람과 7월 고점 근처에서 산 사람의 사정이 다릅니다. 연초에 산 사람은 환율에서 -5.9%, 7월 초에 산 사람은 -13%를 안고 있습니다. 미국 주식이 같은 만큼 올랐어도 두 사람의 계좌 색깔이 다른 이유입니다.
7월에 환율이 고점일 때 개인 투자자의 미국 주식 순매수가 46억 달러로 6월(6억 3천만 달러)의 일곱 배로 늘었다는 통계도 있습니다. 환율이 가장 비쌀 때 달러 자산을 가장 많이 샀다는 뜻입니다. 주가에서 늘 반복되는 일이 환율에서도 그대로 반복됐습니다.
환율은 세 군데서 수익률을 건드립니다
계산해 보니 환율이 끼어드는 자리가 세 곳이었습니다.
첫째, 환전 수수료. 은행과 증권사의 기본 환전 스프레드는 보통 1% 안팎입니다. 1,350원 기준으로 살 때 13.5원 더 내고 팔 때 13.5원 덜 받으니 왕복 2%입니다. 우대율 90%를 받으면 왕복 0.2%로 줄어듭니다. 주가가 아무리 올라도 시작할 때 이미 내고 들어가는 비용이라, 우대율은 환전 전에 반드시 확인할 숫자입니다.
둘째, 환차손익. 위 표의 내용입니다. 주가와 무관하게 환율 변화율만큼 곱해집니다.
셋째, 세금. 해외주식 양도소득세는 달러 수익이 아니라 원화로 환산한 수익에 매깁니다. 살 때 환율로 환산한 매수금액과 팔 때 환율로 환산한 매도금액의 차이가 과세 대상입니다. 그래서 달러로는 벌었는데 원화로 손실이면 세금이 없고, 반대로 주가는 그대로인데 환율이 올라 원화로 이익이면 세금이 붙습니다. 올해처럼 환율이 내린 해에는 달러 수익이 있어도 과세 금액이 줄어드는 셈인데, 이걸 좋은 소식이라고 부르기는 어렵습니다.
광고 성과를 분해하듯 수익률을 분해합니다
회사에서 캠페인 매출이 올랐다고 보고할 때, 저희 팀은 반드시 그 매출을 노출, 클릭률, 전환율, 객단가로 쪼개서 어느 칸이 움직였는지 적습니다. 매출이 20% 늘었는데 전부 객단가 상승 때문이면 광고가 잘한 게 아니라 가격을 올린 거고, 다음 달에는 돌아오지 않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합쳐진 숫자 하나로는 다음 행동을 정할 수 없습니다.
해외주식 수익률도 두 칸으로 쪼개야 한다는 걸 이번에 확실히 알았습니다. 주가 칸과 환율 칸입니다. 제 투자 일지에는 그동안 원화 평가액 한 줄만 적었는데, 올해 들어 그 숫자가 미국 지수와 다르게 움직이는 걸 보면서 이유를 바로 설명하지 못했습니다. 지금은 달러 기준 수익률과 환율 변화율을 따로 적고, 둘을 곱한 값이 앱에 뜨는 원화 수익률과 맞는지 확인합니다. 맞으면 제가 상황을 이해하고 있는 것이고, 안 맞으면 환전 수수료나 배당 같은 빠뜨린 게 있는 겁니다.
이렇게 쪼개 놓으면 적어도 한 가지는 분명해집니다. 올해 제 미국 주식 계좌가 지수보다 못한 건 종목을 잘못 골라서가 아니라 환율 칸이 마이너스여서였습니다. 그리고 환율 칸은 제가 고른 게 아닙니다.
그럼 환헤지를 하면 되나
국내 상장 미국 지수 ETF에는 환헤지형이 따로 있습니다. 상품명 끝에 (H)가 붙은 것들입니다. 올해처럼 환율이 내리는 해에는 헤지형이 유리했습니다. 미국 30년 국채 ETF의 경우 헤지형이 비헤지형보다 1년 수익률이 7%p 높았다는 집계가 있습니다.
그런데 헤지는 공짜가 아닙니다. 환헤지 비용은 대략 두 나라의 금리 차이만큼 듭니다. 지금 미국 기준금리는 3.75~4.00%, 한국은 3.00%라 그 차이인 연 0.75~1%p 안팎이 헤지 비용으로 매년 빠져나갑니다. 환율이 안 움직인 해에는 그만큼 손해이고, 환율이 오른 해에는 그 이익을 포기하는 겁니다. 2025년처럼 환율이 1,440원대로 올라간 해에는 비헤지형이 유리했습니다.
결국 헤지는 "환율이 내릴 것"이라는 전망에 돈을 거는 일이고, 비헤지는 "오를 것"이라는 전망에 거는 일입니다. 저는 환율 방향을 맞힐 자신이 없어서 어느 한쪽에 다 걸지 않기로 했습니다. 자동매수 ETF가 비헤지형이라는 걸 이번에 확인했고, 당장 바꾸지는 않되 앞으로 늘리는 금액의 일부는 헤지형으로 나누는 쪽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환율이 1,559원이었을 때 이 생각을 했어야 하는데, 그때는 환율이 더 오를까 봐 달러를 사는 쪽이었습니다.
이 글의 한계
환율 수치는 9월 29일까지의 것이고, 이 글은 환율이 앞으로 어디로 갈지에 대해 아무것도 말하지 않습니다. 올해 고점 1,559원이 다시 올 수도, 1,300원 아래로 갈 수도 있고 저는 모릅니다. 헤지 비용은 금리 차이와 롤오버 비용에 따라 달라지므로 각 ETF 운용사의 공시를 확인해야 합니다. 세금 설명은 일반적인 개인 투자자 기준이며, 매수·매도일 환율은 증권사가 적용하는 기준환율에 따라 조금씩 다릅니다.
이 글에서 확인한 건 하나입니다. 해외주식 계좌의 숫자는 두 개의 곱이고, 그중 하나는 제가 고르지 않은 변수라는 것. 그걸 알고 보는 것만으로도 "미국 주식이 올랐다는데 왜 내 계좌는"이라는 질문에는 답할 수 있게 됐습니다. 펀드 수익률과 내 수익률이 다른 이유를 계산했던 것과 같은 결론이기도 합니다. 발표된 수익률은 제 수익률이 아닙니다.
출처: 아시아투데이 「美주식 몰려간 서학개미… 환차손 겹치며 두달 수익률 -32%」(2026년 9월 7일, 한국예탁결제원 보관금액·순매수 및 환율 수치); MS투데이 「환율 1559→1380원대… 달러 더 사는 서학개미」(2026년 8월 21일); 네이트뉴스 「2025년 달러/원 환율 1441.60원 마감」(2025년 12월 30일); 이투데이(2026년 9월 23일, 미국 30년 국채 ETF 헤지형·비헤지형 수익률 차이); 비즈니스코리아(2026년 9월 29일 환율). 수익률 분해 표와 구간별 변화율은 필자가 계산했으며, 환전 스프레드와 헤지 비용은 일반적인 수준의 예시입니다.
이 글은 환율이 해외주식 수익률에 미치는 영향을 설명하기 위한 기록이며, 환율 방향에 대한 전망이나 특정 상품(헤지형·비헤지형 ETF 포함)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모든 투자 판단과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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