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리금균등 원금균등 체증식 차이, 3억 원 30년 대출로 직접 계산한 이자 4,725만 원의 정체

대출상환 비교분석

대출 서류를 쓰다 보면 상환 방법을 고르는 칸이 나옵니다. 원리금균등, 원금균등, 체증식. 창구 직원은 "원금균등이 이자가 덜 나가요, 대신 처음에 많이 내셔야 해요"라고 한 줄로 설명해 줬고, 저도 그 자리에서는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집에 와서 생각해 보니 "이자가 덜 나간다"는 말이 얼마를, 왜 덜 낸다는 건지 설명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같은 대출을 세 가지 방법으로 360번씩 직접 갚아 봤습니다.

조건은 하나로 고정했습니다. 3억 원을 30년 동안 연 4.66% 고정금리로 빌립니다. 4.66%는 한국은행이 9월 30일 발표한 8월 신규취급 주택담보대출 평균 금리입니다. 결론부터 적으면, 원금균등이 원리금균등보다 이자를 4,725만 원 덜 냅니다. 그런데 그 4,725만 원은 할인이 아니었습니다.

같은 3억 원을 세 번 갚아 봤습니다

상환 방식첫 달 상환액마지막 달 상환액30년 총이자
원리금균등154만 8,709원154만 8,709원2억 5,754만 원
원금균등199만 8,333원83만 6,569원2억 1,028만 원
체증식, 연 2% 증가 가정122만 5,635원217만 6,537원2억 9,666만 원

원리금균등은 매달 같은 금액을 냅니다. 원금균등은 원금을 360으로 똑같이 나눠 매달 83만 3,333원씩 갚고, 그 달 남은 원금에 붙는 이자를 더해 냅니다. 그래서 처음이 가장 많고 갈수록 줄어듭니다. 체증식은 처음에 적게 내고 갈수록 늘려 냅니다. 체증식의 실제 상환표는 상품마다 공사가 정한 방식으로 만들어지는데, 그 산식을 공개 자료에서 찾지 못해 이 글에서는 월 상환액이 해마다 2%씩 늘어난다고 가정했습니다.

총이자만 보면 원금균등이 가장 적고 체증식이 가장 많습니다. 원금균등과 체증식의 차이는 8,638만 원입니다. 같은 돈을 같은 금리로 같은 기간 빌렸는데 이자가 이만큼 차이 납니다.

월 상환액은 140개월째에 뒤집힙니다

원금균등은 첫 달에 원리금균등보다 45만 원 많이 냅니다. 이 차이는 매달 조금씩 줄다가 140개월째, 11년 8개월이 되는 달에 뒤집힙니다. 그 뒤로는 원금균등이 계속 적게 냅니다. 체증식은 반대로 첫 달에 32만 원 적게 내다가 145개월째부터 원리금균등보다 많이 냅니다. 세 선이 모두 12년 무렵에 한 점 근처로 모입니다.

원리금균등의 첫 달 154만 8,709원을 뜯어보면 이자가 116만 5,000원, 원금이 38만 3,709원입니다. 처음 내는 돈의 75%가 이자입니다. 갚는 돈 중 원금이 이자보다 많아지는 건 183개월째, 15년 3개월이 지나서입니다. 매달 같은 금액을 내니 체감은 일정하지만 그 안에서 원금이 줄어드는 속도는 처음 15년 동안 아주 느립니다.

10년을 갚아도 원금은 20%만 줄었습니다


갚은 기간원리금균등 남은 원금원금균등 남은 원금체증식 남은 원금
1년2억 9,530만 원2억 9,000만 원2억 9,926만 원
5년2억 7,413만 원2억 5,000만 원2억 9,270만 원
10년2억 4,149만 원2억 원2억 7,455만 원
15년2억 30만 원1억 5,000만 원2억 4,179만 원
20년1억 4,833만 원1억 원1억 8,955만 원
25년8,275만 원5,000만 원1억 1,162만 원

원리금균등으로 10년 동안 1억 8,585만 원을 냈는데 원금은 5,851만 원만 줄었습니다. 낸 돈의 3분의 2 넘게가 이자였다는 뜻입니다. 체증식은 10년 뒤에도 원금의 92%가 남아 있습니다. 10년쯤 살다가 집을 팔고 대출을 갚을 생각이라면, 상환 방식에 따라 그때 갚아야 할 돈이 7,455만 원까지 차이 납니다.

이자 4,725만 원 차이는 어디서 나왔나

마케팅 일을 하면 광고비를 볼 때 노출 1,000회당 단가와 노출량을 나눠 봅니다. 단가가 같으면 총비용은 노출량이 정합니다. 대출 이자도 같은 구조입니다. 단가는 금리 4.66%로 세 방식 모두 같고, 다른 건 빌린 돈을 얼마나 오래 쥐고 있었느냐, 즉 평균 잔액입니다.

상환 방식30년 평균 남은 원금평균 잔액 × 4.66% × 30년
원금균등1억 5,042만 원2억 1,028만 원
원리금균등1억 8,422만 원2억 5,754만 원
체증식2억 1,220만 원2억 9,666만 원

평균 잔액에 금리와 기간을 곱하면 첫 표의 총이자와 원 단위까지 맞아떨어집니다. 원금균등은 30년 동안 평균 1억 5,042만 원을 빌리고 있었고, 원리금균등은 1억 8,422만 원을 빌리고 있었습니다. 원금균등이 평균 3,380만 원을 덜 빌렸으니 그만큼 이자를 덜 낸 겁니다. 3,380만 원에 4.66%를 30년 곱하면 정확히 4,725만 원입니다.

그러니까 원금균등의 이자 4,725만 원 절약은 은행이 깎아 준 게 아니라, 내 돈을 더 일찍 은행에 돌려준 대가입니다. 처음 10년 동안 원금균등은 원리금균등보다 3,085만 원을 더 냈습니다. 그 돈을 내지 않았다면 다른 곳에 쓰거나 굴릴 수 있었습니다. 이 점을 빼고 총이자만 비교하면 원금균등이 늘 이득처럼 보입니다.

원금 추세 그래프

그럼 원금균등이 항상 싸게 먹힐까

미래에 내는 돈을 지금 가치로 바꿔 보면 답이 달라집니다. 30년 동안 나눠 내는 돈을 내 돈이 다른 곳에서 벌 수 있는 수익률로 할인해 현재 가치로 합친 표입니다.

내 돈의 다른 곳 수익률가장 부담이 적은 방식세 방식의 현재 가치
연 3.42%, 4.04% 예금의 세후 금리원금균등원금균등 3억 4,081만 원, 원리금균등 3억 4,834만 원, 체증식 3억 5,452만 원
연 4.66%, 대출 금리와 같을 때세 방식이 같음모두 정확히 3억 원
연 6%체증식체증식 2억 5,365만 원, 원리금균등 2억 5,831만 원, 원금균등 2억 6,404만 원

가운데 줄이 핵심입니다. 내 돈이 대출 금리와 같은 4.66%를 벌 수 있다면 세 방식은 현재 가치로 정확히 똑같습니다. 이자를 덜 내는 방식도, 더 내는 방식도 없습니다. 차이가 생기는 건 내 돈의 다른 곳 수익률이 대출 금리와 다를 때뿐입니다.

세후 예금 금리 3.42%처럼 대출 금리보다 낮게 굴릴 수밖에 없다면 빨리 갚는 원금균등의 부담이 가장 작습니다. 다만 그 차이는 총이자로 본 4,725만 원이 아니라 현재 가치로 753만 원입니다. 반대로 대출 금리보다 높게 굴릴 수 있다면 늦게 갚는 쪽이 유리해지는데, 연 6%를 30년 동안 꾸준히 낸다는 건 쉬운 가정이 아닙니다. 예금 4%에서 세금과 물가를 빼면 얼마가 남는지는 예금 금리 4%, 물가 2.9%: 1,000만 원을 1년 맡기면 실제로 남는 돈은 5만 원입니다에 따로 계산해 두었습니다.

금리가 1%포인트 다르면

고정금리원리금균등 월 상환액, 총이자원금균등 첫 달, 총이자
4.00%143만 2,246원, 2억 1,561만 원183만 3,333원, 1억 8,050만 원
4.66%, 8월 평균154만 8,709원, 2억 5,754만 원199만 8,333원, 2억 1,028만 원
5.10%, 보금자리론 30년 수준162만 8,849원, 2억 8,639만 원210만 8,333원, 2억 3,014만 원
5.66%173만 3,604원, 3억 2,410만 원224만 8,333원, 2억 5,541만 원

금리가 4.66%에서 5.66%로 1%포인트 오르면 원리금균등 월 상환액은 18만 4,895원, 30년 총이자는 6,656만 원 늘어납니다. 상환 방식을 바꿔서 생기는 4,725만 원보다 금리 1%포인트 차이가 더 큽니다. 5.10%는 10월 기준 아낌e-보금자리론 30년 만기 금리를 우대 없이 적용한 수준입니다. 변동금리라면 이 표의 한 줄에 머물지 않고 재산정 때마다 줄을 옮겨 다니게 됩니다.

중간에 1,000만 원을 갚으면

원리금균등으로 빌린 뒤 중간에 1,000만 원을 미리 갚는 경우를 계산했습니다. 미리 갚은 뒤 월 상환액을 그대로 두면 만기가 당겨지고, 만기를 그대로 두면 월 상환액이 줄어듭니다.

1,000만 원을 갚는 시점중도상환수수료, 0.75% 가정줄어드는 이자
1년 뒤5만 원월 상환액 유지 시 2,685만 원, 23개월 단축. 만기 유지 시 825만 원, 월 5만 2,446원 감소
2년 뒤2만 5,000원월 상환액 유지 시 2,525만 원, 22개월 단축. 만기 유지 시 792만 원
3년 뒤없음월 상환액 유지 시 2,371만 원, 21개월 단축. 만기 유지 시 759만 원
10년 뒤없음월 상환액 유지 시 1,462만 원, 15개월 단축. 만기 유지 시 539만 원

2025년 1월 13일 신규 계약부터 중도상환수수료에는 자금 운용 차질에 따른 손실과 인지세·감정평가 같은 실제 비용만 넣을 수 있게 바뀌었습니다. 금융위원회 발표 기준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평균 수수료율은 고정금리 1.43%에서 0.56%로, 변동금리 1.25%에서 0.55%로 내려갔습니다. 수수료는 대출일부터 3년 안에 갚을 때만 받고, 남은 기간에 비례해 줄어듭니다. 은행들이 2026년 초 다시 산정한 수수료율은 은행과 금리 유형에 따라 0.55%에서 0.95% 사이로 보도돼, 위 표에서는 0.75%로 가정했습니다.

대출상환액 그래프
숫자로 보면 1년 뒤 1,000만 원을 갚을 때 수수료는 5만 원이고 줄어드는 이자는 825만 원에서 2,685만 원입니다. 여기서도 앞의 현재 가치 이야기가 그대로 적용됩니다. 미리 갚은 1,000만 원은 연 4.66%짜리 빚을 없애는 데 쓴 돈이라, 그 돈을 세후 4.66%보다 높게 굴릴 곳이 없다면 줄어드는 이자가 그대로 이득에 가깝습니다. 월 상환액을 유지할 때 만기를 유지할 때보다 이자가 더 많이 줄어드는 것도 같은 이유로, 원금을 더 빨리 줄이기 때문입니다.

고르기 전에 확인할 제도 세 가지

체증식은 아무나 고를 수 있는 게 아닙니다. 한국주택금융공사 보금자리론의 체증식은 만 39세 이하 채무자 및 공사가 사전 심사한 경우에 한해 취급하고, 50년 만기에는 쓸 수 없다고 은행 상품 안내에 적혀 있습니다. 디딤돌대출도 체증식을 고를 수 있는데, 한 은행의 상품 안내는 만 40세 미만 근로자가 고정금리를 고른 경우로 조건을 달고 있습니다. 일반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에서 체증식을 고를 수 있는지는 은행마다 따로 확인해야 합니다.

소득공제는 상환 방식보다 금리와 분할 여부가 중요합니다. 장기주택저당차입금 이자상환액 소득공제는 상환기간 15년 이상이면서 고정금리이고 비거치식 분할상환이면 연 2,000만 원, 둘 중 하나만 충족하면 1,800만 원, 그 밖에는 800만 원이 한도입니다. 취득 당시 기준시가 6억 원 이하 주택을 가진 무주택이나 1주택 세대주가 대상입니다. 원리금균등과 원금균등은 모두 비거치식 분할상환이고, 이 예시의 첫해 이자는 세 방식 모두 1,377만~1,396만 원이라 어느 쪽을 골라도 1,800만 원 한도 안에 들어갑니다.

한도는 첫해 상환액에 걸릴 수 있습니다. 대출 한도 심사는 소득 대비 연간 원리금 상환액을 봅니다. 2023년 보도에 따르면 원금균등 대출의 연간 상환액을 대출 기간 평균으로 잡는 은행과 첫해 기준으로 잡는 은행이 있어, 같은 조건에서도 한도가 달랐습니다. 첫해 기준으로 계산하는 곳이라면 첫해 상환액이 가장 큰 원금균등의 한도가 더 작게 나올 수 있습니다. 지금 수도권과 규제지역 주택담보대출에는 실제 금리에 3.0%포인트를 더해 DSR을 계산하는 스트레스 DSR이 적용되고 있어, 같은 소득이라도 한도가 작게 나옵니다. 상환 방식을 정하기 전에 은행에 방식별 한도를 같이 물어보는 게 순서입니다.

이 계산이 말해 주지 않는 것

먼저 금리를 30년 내내 4.66%로 고정했습니다. 실제 주택담보대출은 변동금리나 5년마다 바뀌는 주기형이 많아서, 금리가 바뀌는 순간 모든 표가 다시 계산됩니다. 다음으로 체증식은 해마다 2%씩 늘어난다고 가정한 예시입니다. 실제 상품의 체증 폭이 더 크면 초반 상환액은 더 작고 총이자는 더 커집니다. 연 3%로만 바꿔도 첫 3년은 갚는 돈이 이자보다 적어 원금이 오히려 늘어나는 구간이 생겼습니다.

물가와 소득도 빠져 있습니다. 30년 뒤의 217만 원은 지금의 217만 원보다 가볍고, 소득이 오르는 사람에게 체증식의 후반 부담은 표의 숫자보다 작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앞의 현재 가치 표가 이 부분을 일부 반영하지만, 내 소득이 어떻게 변할지는 어떤 표도 대신 계산해 주지 않습니다. 세금 효과, 대출 부대비용, 집값 변화도 넣지 않았습니다.

계산해 보고 정한 순서

저는 상환 방식을 이자 총액으로 고르지 않기로 했습니다. 이자 총액은 평균 잔액이 정하는 숫자라 빨리 갚는 쪽이 적게 나오는 게 당연하기 때문입니다. 대신 세 가지를 순서대로 봅니다. 첫째, 첫해 상환액이 지금 월 소득에서 감당되는지. 원금균등의 첫 달 199만 원이 부담스러우면 거기서 끝납니다. 둘째, 남는 돈을 대출 금리보다 높게 굴릴 곳이 정말 있는지. 없다면 빨리 갚는 쪽이 현재 가치로도 부담이 작습니다. 셋째, 10년 안에 집을 옮길 계획이 있는지. 있다면 그 시점에 남는 원금이 방식마다 수천만 원 다르다는 걸 먼저 압니다.

창구에서 들은 "원금균등이 이자가 덜 나가요"는 틀린 말은 아니었습니다. 다만 "더 빨리 갚으니까요"라는 뒷말이 빠져 있었고, 그 뒷말을 알고 나니 고르는 기준이 바뀌었습니다.


계산 조건과 출처: 대출 3억 원, 만기 30년, 연 4.66% 고정금리, 비거치 월 분할상환을 가정해 360회 상환표를 필자가 직접 계산했습니다. 4.66%는 한국은행이 2026년 9월 30일 발표한 8월 신규취급액 기준 주택담보대출 가중평균금리이며, 5.10%는 2026년 10월 아낌e-보금자리론 30년 만기 금리 보도를 참고한 수준입니다. 체증식은 월 상환액이 해마다 2%씩 늘어나 만기에 원금이 모두 상환되도록 첫해 상환액을 역산한 가정이며 실제 상품의 상환표와 다를 수 있습니다. 현재 가치는 각 할인율로 월 상환액을 할인해 합친 값이고, 3.42%는 이전 글에서 계산한 예금 4.04%의 세후 금리입니다. 중도상환수수료 제도는 금융위원회 2025년 1월 보도자료, 2026년 수수료율은 미디어펜 2026년 1월 8일 보도, 수수료 계산식은 KB국민은행 안내 기준입니다. 체증식 조건은 하나은행 U-보금자리론·디딤돌 상품 안내와 KB 안내, 소득공제 한도는 국세청 안내와 소득세법 제52조, 은행별 상환액 산정 차이는 SBS Biz 2023년 9월 1일 보도, 스트레스 DSR은 금융위원회 2025년 10월 15일 발표와 2026년 하반기 운영 보도 기준입니다.

이 비교는 같은 조건에서 상환 방식만 바꿨을 때 숫자가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보여 주는 계산입니다. 특정 상환 방식이나 대출 상품을 권하지 않으며, 실제 금리와 한도, 수수료, 소득공제 적용 여부는 대출을 받는 금융회사와 개인 상황에 따라 다릅니다. 대출 계약 전에는 해당 금융회사의 상환 예정표와 상품 설명서를 꼭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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