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집값 통계는 세 개입니다: 부동산원·KB·실거래가지수가 다른 이유와 읽는 순서
올해 3월 마지막 주에 서울 집값 기사 두 개를 같은 날 봤습니다. 하나는 "서울 아파트값 상승폭 둔화", 다른 하나는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 지속". 둘 다 같은 주의 통계를 인용했는데 숫자가 달랐습니다. 한국부동산원은 그 주 서울 아파트값이 0.06% 올랐다고 했고, KB부동산은 0.312% 올랐다고 했습니다. 다섯 배 차이입니다.
구 단위로 내려가면 방향까지 갈립니다. 같은 주 성동구는 부동산원 기준 -0.03%, KB 기준 +0.587%였습니다. 한쪽은 내렸다고 하고 한쪽은 꽤 올랐다고 합니다.
저는 집을 살 계획이 당장 있지는 않지만, 전세 계약 갱신이 내년 봄이라 집값 기사를 안 볼 수가 없는 처지입니다. 그래서 어느 쪽 말이 맞는지 알아보려고 세 통계의 만드는 방법을 찾아봤습니다. 결론부터 적으면, 둘 다 틀리지 않았습니다. 재는 방법이 달랐을 뿐입니다.
서울 집값 통계는 세 개입니다
| 구분 | 한국부동산원 주간지수 | KB부동산 주간지수 | 부동산원 실거래가격지수 |
|---|---|---|---|
| 표본 | 전국 약 3만 3,500가구 | 전국 약 6만 2,220가구 | 표본 없음, 신고된 실거래 전부 |
| 누가 가격을 정하나 | 조사원이 현장 조사 | 중개업소가 온라인 입력 | 실제 계약 신고 가격 |
| 거래가 없는 단지는 | 유사 거래·호가로 추정 | 호가와 중개사 판단 반영 | 집계에서 빠짐 |
| 발표 시차 | 매주 (빠름) | 매주 (빠름) | 약 2개월 뒤 (느림) |
| 성격 | 추정치 | 호가에 가까운 추정치 | 확정치 |
세 통계가 다른 이유가 이 표에 다 있습니다. 앞의 두 개는 매주 나와야 하니 거래가 없는 주에도 숫자를 만들어야 하고, 그러려면 호가나 비슷한 단지의 거래로 추정할 수밖에 없습니다. KB는 중개업소가 입력하니 매도 호가가 더 빨리 반영되고, 부동산원은 조사원이 보수적으로 잡는 경향이 있다는 게 업계의 통념입니다. 그래서 오르는 장에서는 KB가 더 많이 오르고, 꺾이는 장에서는 부동산원이 먼저 꺾입니다.
세 번째 실거래가격지수는 실제 계약된 가격만 씁니다. 가장 정확하지만 계약 후 신고까지 30일, 집계까지 또 한 달이 걸려 두 달 늦게 나옵니다. 작년 10월부터 서울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이면서 허가와 실제 계약 사이에 시차가 더 생겨, 올해는 이 지연이 더 길어졌습니다.
거래가 없는데 값이 올랐다는 통계
추정의 문제가 극단적으로 드러난 사례가 올해 4월에 보도됐습니다. 부동산원 통계에서 2019년부터 2025년까지 서울에서 실거래가 한 건도 없었는데 가격은 올랐다고 집계된 경우가 36번 있었다는 내용입니다. 강북구 한 단지는 통계상 1.03% 누적 상승이었는데 실제 거래된 가격은 6.7% 내려 있었습니다.
부동산원은 거래가 없으면 호가와 중개사 조사를 섞어 추정한다고 설명했고, 어떤 단지가 표본인지는 공개하지 않습니다. 이걸 통계 조작이라고 부르는 건 과하다고 생각합니다. 매주 숫자를 내야 하는 통계가 거래 없는 주를 처리하는 방법이 그것밖에 없기도 하니까요. 다만 "주간 통계는 추정치"라는 걸 모르고 읽으면 안 된다는 건 분명해졌습니다.
광고 전환 수가 세 개인 이유와 같습니다
이 구조가 낯설지 않았던 건, 회사에서 매일 보는 숫자가 정확히 이렇기 때문입니다.
캠페인 전환 수는 세 군데서 나옵니다. 광고 플랫폼이 세는 전환, 웹 분석 도구가 세는 전환, 그리고 회사 주문 데이터베이스의 실제 주문. 셋은 한 번도 같은 적이 없습니다. 플랫폼은 광고를 본 뒤 며칠 안에 산 사람을 다 자기 성과로 치고, 분석 도구는 마지막 클릭만 치고, 주문 DB는 광고와 상관없이 실제 결제만 셉니다. 플랫폼 숫자가 가장 크고 가장 빠르고, 주문 DB가 가장 작고 가장 정확하고 가장 늦습니다.
신입 때는 이걸 보고 어느 게 맞느냐고 물었고, 지금은 그 질문을 하지 않습니다. 대신 규칙이 생겼습니다. 빠른 숫자로 방향을 보고, 느린 숫자로 크기를 확정한다. 플랫폼 숫자가 오르면 "뭔가 좋아지고 있다"까지만 믿고, 얼마나 좋아졌는지는 주문 DB가 닫힌 뒤에 적습니다. 그리고 세 숫자의 방향이 다를 때는 판단을 미룹니다.
집값 통계도 같은 규칙으로 읽으면 됩니다. 부동산원과 KB 주간지수는 플랫폼 숫자입니다. 방향은 보되 크기는 믿지 않습니다. 실거래가격지수는 주문 DB입니다. 두 달 늦지만 그게 실제로 체결된 값입니다.
올해 숫자를 이 규칙으로 읽으면
부동산원 주간지수 기준으로 서울 아파트값은 9월 마지막 주까지 85주 연속 올랐고 그 기간 누적 상승률은 17.34%입니다. 실거래가격지수는 7월 기준으로 1년 전보다 14.56% 올랐고 7월 한 달에만 1.93% 올랐습니다. 두 숫자는 기간이 달라 직접 비교할 수 없지만, 방향이 같고 크기도 비슷한 범위 안에 있습니다. 올해 서울 집값이 올랐다는 것 자체는 세 통계가 다 동의하는 셈입니다.
구 단위로 가면 달라집니다. 9월 부동산원 통계에서 강남구는 -0.30%로 돌아섰고 노원구는 +2.32%, 중랑구는 +2.20%였습니다. 이 숫자를 보고 "강남은 꺾이고 외곽은 뛴다"라고 결론 내리기 전에 두 가지를 확인합니다. KB 통계도 같은 방향인지, 그리고 그 구에서 실제 거래가 몇 건이나 있었는지. 거래가 적은 구의 주간 숫자는 추정의 비중이 높아서, 두 달 뒤 실거래지수가 나왔을 때 뒤집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제가 기사를 읽는 순서
이걸 알고 난 뒤 집값 기사를 읽는 순서가 정해졌습니다.
첫째, 기사 제목 아래에서 어느 기관 통계인지 먼저 찾습니다. 부동산원인지 KB인지 실거래지수인지에 따라 같은 숫자의 무게가 다릅니다. 기관을 안 쓴 기사는 넘깁니다.
둘째, 주간 통계는 부호만 봅니다. 플러스인지 마이너스인지, 지난주보다 커졌는지 작아졌는지. 0.06%와 0.312%의 차이는 측정 방법의 차이지 시장의 차이가 아니라고 보고 숫자 자체는 기억하지 않습니다.
셋째, 두 달 뒤 실거래가격지수가 나오면 그때 "얼마나"를 적습니다. 올해 3월 마지막 주의 둔화냐 지속이냐 논쟁도 5월 말에 나온 3월 실거래지수를 보면 답이 있었습니다.
넷째, 내 관심 단지는 통계가 아니라 실거래 신고를 봅니다. 지수는 서울 전체나 구 전체의 평균이고, 제가 갱신할 전세집의 가격은 그 평균과 상관없이 움직입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서 그 단지, 그 평형의 최근 거래만 보는 게 저한테는 더 정확합니다.
이 글이 말하지 않는 것
집값이 앞으로 오를지 내릴지는 이 글에 없고, 저도 모릅니다. 세 통계 중 어느 것이 더 우월하다는 판단도 하지 않았습니다. 셋은 용도가 다른 도구입니다. 올해 수치는 2026년 9월까지의 발표를 기준으로 했고, 주간 통계와 실거래지수는 기준 기간이 달라 숫자를 나란히 놓고 비교하면 안 됩니다. 그리고 지수는 평균이라, 평균이 대표하지 못하는 것이 집값에도 똑같이 있습니다. 서울 아파트값 17%는 모든 단지가 17% 올랐다는 뜻이 아닙니다.
출처: 데일리안 「"누구 말이 맞나요"… 엇박자 커지는 서울 집값 통계」(2026년 3월 31일, 3월 넷째 주 부동산원·KB 수치 및 표본·조사 방식); 오마이뉴스 「아파트 실거래 한 건도 없는데 가격 상승?」(2026년 4월 1일); 서울시티 「서울 아파트 매매 실거래가격 상승 지속… 1년 새 14.56%」(2026년 9월 18일, 부동산원 7월 실거래가격지수); 머니투데이 「85주째 오른 서울 집값」(2026년 9월 30일); 한국부동산원·KB부동산 통계 설명 자료. 광고 전환 측정 비유는 필자의 업무 경험에 따른 설명입니다.
이 글은 부동산 통계를 읽는 방법을 정리한 기록이며, 주택 가격의 방향에 대한 전망이나 매매·전세 거래에 대한 권유가 아닙니다. 모든 거래 판단과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은 본인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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